2024년은 AI와 자동화 기술이 확산되며 콘텐츠 제작 및 소비 방식이 급격히 변화한 해였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디지털 저작권 분쟁 역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고, 이미지, 텍스트, AI 생성물 등 다양한 콘텐츠 유형에서 실질적인 법적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4년 실제 판례를 중심으로, 창작자와 콘텐츠 운영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최신 저작권 이슈를 정리합니다.
2024 저작권 이미지 사용 분쟁
2024년 5월, 국내 중견 출판사 D사는 자사 블로그에 교육용 콘텐츠를 업로드하면서 무료 이미지 플랫폼에서 다운로드한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문제는 해당 이미지가 “무료 사용 가능”으로 표기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CC BY-NC-ND 라이선스(비영리/수정금지 조건부 사용)가 적용된 것이었고, 출처 표기가 빠진 채 사용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미지의 촬영자인 프랑스 작가 J 씨는 국제 저작권 에이전시를 통해 국내 변호사를 선임해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법원은 “사용자가 이미지의 라이선스 조건을 명확히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으며, 상업적 목적의 게시물에서 부당 사용된 것이 확인된다”라고 판결했습니다. D사는 70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고, 이후 이미지가 게시된 블로그 포스트를 모두 삭제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무료 이미지’라는 용어에 함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료로 제공된다고 해서 ‘저작권이 없다’거나 ‘마음대로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부 무료 이미지 플랫폼은 사용 조건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거나, 제삼자가 무단으로 업로드한 이미지를 ‘공유 이미지’로 위장해 배포하기도 합니다. 특히 수익형 블로그, 유튜브 채널, 뉴스레터와 같이 간접 수익이 발생하는 플랫폼에서는 ‘비영리 목적 사용만 허용’되는 이미지를 사용할 경우 저작권 침해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이미지 원본 추적 기술이 발달해, 크롤링을 통해 이미지 무단 사용 내역을 수집하는 저작권 감시 서비스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넘어갔던 문제들도 더 이상 방치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미지 사용 전에는 다음 3가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상업적 사용 가능 여부
- 수정 가능 여부 (ND/SA 조건)
- 출처 및 저작자 표시 요구사항
모든 조건이 명확하지 않다면, Pixabay, Unsplash, Pexels와 같은 CCO(퍼블릭 도메인) 명시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2024 저작권 분쟁 블로그 글 도용 논란
2024년 상반기, 국내 콘텐츠 마케팅 기업 E사는 자사 블로그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라는 제목의 포스트를 업로드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은 불과 한 달 전 개인 블로거 K씨가 작성해 업로드한 글과 상당 부분 유사했고, K 씨는 도용 의심을 제기하며 E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문제는 텍스트 내용의 문장 구조가 완전히 같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제목, 문장 표현, 키워드는 일부 달랐지만, 전체적인 정보 흐름, 단계별 설명 순서, 활용 예시의 배치 방식 등 글의 구조 자체는 거의 일치했습니다. 심지어 글에 사용된 일부 예시는 동일한 표현과 수치를 사용해 작성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피고는 단순히 K 씨의 표현을 참조한 것이 아니라, 창작물의 창의적 배열 방식까지 차용했다”며 저작권 침해를 인정했습니다.
이 판결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개념은 ‘실질적 유사성’입니다. 이는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히 문장이 일치하느냐가 아니라 콘텐츠의 고유한 창작성과 배열, 구성 방식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기준을 의미합니다. 이번 사건은 텍스트 도용이 문장 복사 수준을 넘어 논리적 구성까지 침해할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 사례입니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이 필요합니다:
- 유사한 주제를 다룰 경우, 구조적 차별화와 관점의 재설정이 필요
- 콘텐츠 작성 시 참고 자료가 있다면 반드시 출처를 명시
- 반복되는 정보라 하더라도 배열과 예시 구성은 고유하게 설계
또한 자신의 콘텐츠가 도용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Wayback Machine, Google 캐시, RSS 기록 등을 확보하여 작성 시점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블로거도 명확한 증거와 체계적인 대응만 갖추면, 기업이나 조직에 맞서 법적 승소가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2024 AI 생성 콘텐츠의 저작권 인정
2024년 8월, 최초로 AI 생성 콘텐츠에 대해 창작자 저작권이 일부 인정된 판결이 나왔습니다. 작가 겸 마케터 L씨는 GPT 기반 생성 도구를 활용해 여행 에세이 스타일의 블로그 콘텐츠를 제작했고, 이를 모 편집 블로그에서 무단 게재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상대측은 "AI가 작성한 글은 공공재이며,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핵심 쟁점은 L씨가 작성한 콘텐츠에 얼마나 인간의 창작 요소가 포함되었는지였습니다. L 씨는 단순히 프롬프트만 입력한 것이 아니라, 프롬프트 구조, 글의 흐름, 문장 교정, 구성 재편집, 예시 삽입 등 다양한 편집 과정을 통해 콘텐츠를 직접 편집했습니다. 법원은 이에 대해 “AI는 도구에 불과하며, L 씨의 창작적 기여도가 명확하다면 해당 결과물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된다”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국내 판례에서 AI 기반 콘텐츠에 저작권을 일부 인정한 첫 사례로, 향후 관련 소송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입니다. 특히 마케팅 콘텐츠, 뉴스레터, 온라인 교육 콘텐츠 등에서 AI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창작자 보호 기준을 재정립한 판례로 의미가 깊습니다.
이 판례에서 도출할 수 있는 실무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AI 콘텐츠를 생성할 때는 프롬프트 기록, 편집 내역, 교정 과정 등을 보존
- 완전 자동 생성물보다는 사람이 의도를 가지고 구성한 형태로 콘텐츠를 다듬을 것
- 향후 도용 피해 시, AI 편집 이력을 입증 자료로 제출 가능하게 준비
이제 AI로 만든 콘텐츠라도 ‘사람의 손이 닿은 부분’이 명확하다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콘텐츠 제작자는 더 이상 “AI가 만들었으니 저작권이 없다”는 인식을 버리고, AI를 창작 도구로 활용하는 방식의 책임과 권리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