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자국 내 디지털 콘텐츠의 급속한 증가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저작권 법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 콘텐츠 기업 및 개인 창작자들이 직면한 저작권 분쟁이 늘고 있으며, 플랫폼 중심의 콘텐츠 유통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중국의 최근 저작권 정책 변화와 함께, 그것이 한국 콘텐츠 시장과 창작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중국 저작권 정책의 주요 변화와 특징
중국은 2021년 자국의 ‘저작권법 제3차 개정안’을 통해 저작권 보호 범위를 크게 확장했다. 이 개정안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저작권 침해를 강력히 규제하기 위해, ‘정보망 전송권’을 명확히 규정하고, 자동화된 콘텐츠 유통 플랫폼에도 책임을 부과하도록 했다. 특히 짧은 영상(숏폼), 스트리밍, 게임 리소스, 뉴스 기사 등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가 법적 보호 대상이 되면서, AI 번역물이나 크롤링한 콘텐츠의 재사용도 명확한 제재 대상이 되었다.
중국은 자국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모든 콘텐츠에 대해 ‘출처 명시’, ‘콘텐츠 원저작자 동의’, ‘AI 활용 여부 공개’ 등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법적 제재뿐 아니라 플랫폼 내 검색 제외, 계정 차단 등의 불이익이 따를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비리비리(Bilibili)’는 한국 드라마 리뷰 콘텐츠를 무단 업로드한 유저 계정을 대량 삭제하고, 해당 크리에이터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처럼 중국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국내외 콘텐츠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인 변화로 보이지만, 실상은 ‘중국 중심의 저작권 해석’이 다른 국가와 충돌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 콘텐츠 기업 및 크리에이터에 미치는 영향
한국 콘텐츠는 한류 열풍과 함께 중국 내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불법 복제 및 무단 유통의 주된 피해 대상이 되어 왔다. 특히 중국 내 웹사이트나 SNS를 통한 K-드라마, K-웹툰, K-뮤직 콘텐츠의 무단 번역·배포 사례는 수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를 AI가 자동화하여 수익까지 창출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콘텐츠들이 중국 저작권법 아래서는 오히려 현지 기업에게 유리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한국 웹툰을 불법 번역해 앱에 게시한 업체가, 오히려 ‘중국어 번역본에 대한 2차 저작물권’을 주장한 사례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 원저작자가 콘텐츠 삭제를 요청했지만, 현지 법원은 양측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해 분쟁이 장기화되었다.
이외에도 플랫폼 차원의 규제 강화로 인해, 한국 콘텐츠가 중국 내 플랫폼에 유통되기 위해서는 ‘사전 등록’ 및 ‘중국 내 저작권 대리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소규모 창작자나 스타트업은 진출 장벽을 체감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택하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중국 현지 기업과의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합법적인 유통 경로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중국 외 지역을 중심으로 콘텐츠 수익화를 우선 진행한 뒤’, 나중에 우회적으로 진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법 복제 리스크는 항상 존재하며, 피해가 발생한 후에는 구제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법적 충돌 사례와 대응 전략
한·중 간 저작권 법제는 구조적으로 다른 점이 많다. 한국은 저작자의 권리를 중심으로 법이 구성되어 있으나, 중국은 국가의 문화 산업 보호와 정보 통제 목적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이로 인해 한국 콘텐츠가 중국에서 저작권 침해를 당했을 때, 국제적인 저작권 보호 체계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22년, 한국의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자사의 캐릭터 디자인이 중국의 한 모바일 게임에 무단으로 사용된 사실을 발견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중국 법원은 “캐릭터 형태가 다소 유사하나, 중국에서의 등록이 없었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사례는 콘텐츠 제작사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현지에서의 저작권 등록을 사전적으로 수행해야만 보호받을 수 있다는 실무적 교훈을 제공한다.
또한 국내 크리에이터가 중국 내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사용할 경우, 원저작자가 아니라 중국 플랫폼이 저작권 주체로 자동 등록되는 사례도 존재한다. 이는 플랫폼 정책상의 저작권 귀속 조항 때문인데,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이 조항을 확인하지 않고 콘텐츠를 업로드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법적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한국 콘텐츠 기업 및 크리에이터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 중국 내 사전 저작권 등록: 비용이 들더라도 중요한 콘텐츠는 현지 법에 따라 등록 절차를 밟는 것이 필수
- 한·중 공동 제작 또는 유통 파트너십 강화: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와 협업 시 법적 리스크 최소화
- 계약서 내 권리 귀속 및 분쟁 해결 조항 명확화: 플랫폼 및 유통 계약에서 저작권 소유 주체를 사전에 명시해야 함
- AI 콘텐츠 관리: 자동 번역, 요약, 재구성 등 AI 기반 콘텐츠 생성에 대한 내부 정책 수립 필요
중국의 저작권 정책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으며, 그 영향은 단지 중국 내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 콘텐츠 산업 전반에도 큰 파장을 주고 있다. 저작권을 무기로 삼는 중국의 콘텐츠 보호 체계는 오히려 외국 콘텐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한류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한국 창작자들은 이에 대한 충분한 법적 대비와 전략적 유통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
앞으로 한·중 간 저작권 협약 체결 확대와, 국제 저작권 협의체에서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며, 개별 창작자들도 단순한 업로드가 아닌, 콘텐츠 보호 전략을 갖춘 창작 활동이 요구되는 시점이다.